천진우 교수(左), 박국인 교수(右)
암 세포 안에서 열(熱)을 발산해 암 세포만 죽이는 극미세 자석 입자가 개발됐다. 암 세포가 섭씨 42도 이상의 열에 약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연세대 화학과 천진우 교수와 의과대학 박국인 교수는 두 가지 자석(코발트산화철과 망간산화철)으로 만든 암 치료용 극미세 자석 입자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영국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의 온라인판에 발표됐다.암세포에 열을 가해 치료하는 온열요법은 몇 가지 방법이 시행되고 있다. 천 교수의 극미세 자석입자는 유사한 기존의 입자보다 30% 이상 열을 많이 발생시킨다.
천 교수가 만든 입자는 15㎚(나노미터, 1 나노미터는 10억 분의 1m) 크기로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연구진은 이 입자로 암에 걸린 쥐를 치료했다. 주사기로 쥐의 암 세포에 주입한 뒤 몸 밖에서 교류 자기장을 걸어 자석입자에서 열을 발생시켰다. 극미세 자석입자는 코발트산화철로 핵을 만든 뒤 망간산화철을 코팅한 ‘이중 자석’으로, 자기장을 걸어주면 입자의 두 극성이 교차하면서 열이 난다. 입자가 몸속 15㎝ 안에 있어도 자기장 에너지의 99%를 입자에 전달할 수 있다.
암에 걸린 쥐를 18일 동안 이런 방식으로 치료한 결과 암 세포가 거의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비교를 위해 같은 기간 동안 기존 항암제인 ‘독소루비신’으로 치료한 쥐의 암세포는 상당 부분 남아 있었다. 천 교수는 “극미세 자석 입자 치료법은 기존 암 치료법에 비해 부작용이 거의 없는 장점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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