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남승원 인턴기자] 국내 3위 포털사이트 네이트와 국내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싸이월드 가입자 가운데 3500만명 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네이트가 개인정보 유출 여부 확인 서비스를 시행했다.

네이트는 현재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올린 공식 사과문 밑에 '개인정보 유출 확인하기'란 메뉴를 만들어놨다.

이 곳에 가입자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입력하면 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정보가 유출됐다면 "ID 이름 생일 이메일 성별 혈액형 주소 연락처(유선전화 핸드폰) 암호화 주민번호 암호화 비밀번호 위의 항목 중 고객님이 입력하셨던 정보가 유출되었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뜨게 된다.

이에 많은 누리꾼은 "가입만 해놨는데 정보 다 털렸다"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끝이냐" "도대체 혈액형 정보는 가져가서 뭣하려고" "이거 대안은 없는 건가" 등의 댓글을 남기며 네이트를 질책했다.



남승원 인턴기자 qqq7740@tvreport.co.kr

by 아름다운 사람 2011. 7. 29. 22:18
네이트·싸이월드의 3500만명 회원 정보가 해킹된 주된 경로는 '좀비'로 둔갑한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의 개발자 PC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SK컴즈 및 관계 수사당국에 따르면, 지난 26일 네이트와 싸이월드의 3500만 회원 정보를 빼내 중국 서버로 전송된 주된 경로는 신규 악성코드에 감염된 개발자 컴퓨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커는 신규 악성코드에 감염된 개발자 컴퓨터를 이용해 시스템 접근권한을 획득, 데이터베이스(DB) 서버에 접근했으며, 회원 정보를 빼내 이 정보를 중국 서버로 보냈다.

개발자 컴퓨터를 감염시킨 악성코드는 기존 백신 프로그램으로는 탐지가 어려운 신규 악성코드로, 이 악성코드에 감염되면 해커가 자기 컴퓨터처럼 맘대로 원격 조정할 수 있다.

SK컴즈와 수사당국은 개발자 컴퓨터 외에 신규 악성코드가 사내 여러 PC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이메일을 통해 누군가 신규 악성코드에 감염되고, 이를 기점으로 사내 다수의 PC를 감염돼 결국 시스템 접근권한을 갖고 있는 개발자 컴퓨터까지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같은 우회기법을 통해 방화벽 등 다단계 네트워크 방어막이 가로막고 있는 핵심 DB시스템까지 접근 가능했던 것. 허를 찌른 셈이다. 보안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고 평가를 받아온 SK컴즈가 사고 발생 이틀만에야 해킹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내부자에 의한 정상적인 접근이었기 때문이다.

보안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메일 악성코드를 통해 특정회사 PC에 감염시키고 시스템관리권한을 획득하는 수법은 그동안 주요 정부기관의 내부 정보획득에 사용돼왔던 수법"이라며 "이렇게 볼 경우, 해커는 SK컴즈를 타깃으로 이메일 악성코드를 유포한 뒤 시스템 관리권한을 획득할 때까지 잠복해있다 시스템 접근권한을 획득하자마자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 해커가 제작한 신규 악성코드가 SK컴즈의 '네이트'를 겨냥해 제작된 것인지, 무작위적으로 이메일을 전송하던 중 SK컴즈 직원의 PC가 걸려든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만약 무작위적으로 발송된 이메일이라는 이번 신규악성코드로 인해 적잖은 기업들이 동일한 피해를 입거나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현재 수사당국은 악성코드 샘플 분석과 유포경위, 중국 수사당국과의 공조를 통한 중국발 IP 추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by 아름다운 사람 2011. 7. 29. 22:16

앞으로 10년, 세상을 바꿀 10대 기술

남혜현 기자 hyun@zdnet.co.kr 2011.07.19 / PM 02:01 시스코, 10대 기술

close
 
'가상인간(사이보그),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물들, 3D 프린터와 센서 네트워크'

 

앞으로 10년, IT 기술이 바꾼 삶의 모습은 어떨까? 웹을 통한 연결이 사람간 관계 맺는 방식을 넘어 인류 그 자체까지 변화시킬까?

 

해외IT매체 네트워크월드는 시스코 라이브서 발표된 '10년 후 미래 기술'을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자리서 시스코 인터넷비즈니스솔루션그룹(IBSG)'은 "지난 10년보다 향후 10년의 변화가 더 급격할 것"이라며 "컴퓨팅 연산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발달함에 따라 변화 속도도 그만큼 빨라질 것"이라 설명했다.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연설에 나선 이는 시스코 최고 미래학자인 데이브 에반. 세계서 가장 잘 나가는 IT기업의 '최고 미래학자'인 만큼, 전망은 지금 일어나는 연구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했다. 그는 지난 몇년간 전세계 주요 연구개발센터 애널리스트를 종합한 결과를 토대로 '10년 후 세계'를 예상했다.

 

■사물간 인터넷 연결 확산

 

인터넷이 과연 사람만을 위한 것일까? 적어도 10년 후엔 '아니오'란 대답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이 그동안 사람간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인식됐다면, 미래엔 '사물을 위한 인터넷'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게 에반의 설명이다.

 

특히 확장성을 강화한 IPv6가 공개되면서 제한없는 웹 연결이 가능해질 것으로 언급했다. 시스코 IBSG는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 숫자가 2020년까지 500억개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모두 6개 이상 IT기기를 갖고 있는 것과 같은 숫자"라고 말했다.

 

▲ 지그비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저전력 세탁기. 무선으로 집안 네트워크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지금 판매중인 제품 중 다수는 이미 하루종일 인터넷과 연결해 사용하기도 한다. PC나 스마트폰, 태블릿이 대표적인 예다.

 

시스코 IBSG는 이같은 무선 네트워크가 세탁기나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저전력 센서를 사용한 네트워크가 일반화 되면 기기간 정보를 수집하고 전달하고, 데이터를 분석한 후 대용량 서버에 저장해 명령을 수행하는 과정이 좀 더 보편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용되는 센서로는 스마트 애플리케이션에 내장해 사용하는 지그비나 무선 제어 네트워크의 실질적인 시장 표준으로 자리 잡은 지웨이브(Z-Wave), 저전력 무선 개인 네트워크에 사용하는 6LoWPAN 같은 표준을 기반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 범람, '제타 홍수' 시대 온다

 

지난 3년간 웹에서 유통된 정보의 양은 1.2 제타바이트(ZB)다. 이는 한 사람이 매일 TV쇼를 한 시간씩 본다고 가정할 때, 약 1억2천500만년간 시청할 수 있는 양이다.

 

데이터 사용량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고용량, 고해상도 영상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시스코에 따르면 오는 2015년까지 인터넷서 유통되는 콘텐츠의 91%가 비디오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코 IBSG는 이같은 데이터 범람을 일컬어 '제타 홍수(zettaflood)'라 명명했다. 개인을 넘어, 기업들 역시 데이터 홍수에 집중해야 한다고 시스코는 지적했다.

 

■더 똑똑해진 '클라우드'로

 

데이터 홍수는 자연히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데이터 양이 엄청나게늘어날 것이란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저장기기를 사용하는 것보다 클라우드에 접속하는 횟수가 더 빈번해질 것으로 시스코 IBSG는 예측했다.

 

시스코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생성되는 데이터의 3분의 1은 클라우드를 통해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의 수익도 매년 20% 성장할 전망이다.

 

▲ 인텔이 발표한 클라우드인어박스

아울러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비롯한 IT 혁신을 위한 예산집행이 2014년까지 최대 1조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차세대 구글을 하나 더 만들고도 남을만한 돈이라고 외신은 지적했다.

 

에반은 이날 연설에서 "클라우드는 이미 실시간 언어 번역을 통해 전세계 어디있는 누구와도 충분히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힘을 만들었다"며 "이같은 현상은 IBM 왓슨 컴퓨터처럼 새로운 방법으로 컴퓨팅이라는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더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차세대 네트워크

네트워크 속도도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에반은 최근 네트워크 속도가 1990년대와 비교해 17만배가 개선됐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네트워크 대역폭이 넓어지면서, 고화질 화상회의와 스트리밍 비디오, 온라인 게임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10년후 네트워크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설명했다. 에반에 따르면 1990년대보다 적어도 300만배는 빠르다.

 

그는 "양자 물리학에 기반한 '퀀텀 네트워킹'이라 불리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보 공유 방식 뿐만이 아니다. 제품 생산에 있어서도 퀀텀 네트워킹이 적용될 것이라 덧붙였다. 에반은 "한 분야가 바뀌면 다른 분야도 바뀌게 마련"이라며 "생산 역시 퀀텀 네트워킹을 이용, 크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점점 작아지는 세계

 

소셜네트워킹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점점 더 좁아지는 세계'는 인종과 국가를 초월해, 서로 연결된 상태의 인류를 연상케 한다.

 

에반은 "소셜네트워킹으로 문화가 바뀌고 있다"며 "이집트 혁명에서 본 것처럼, 소셜네트워크의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종국에는 급격하게 문화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좁아진 세계는 정보보급이 빨라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례로 최근 일본서 일어난 지진을 꼽았다. 지질연구조사기관서 알기 전에 이미 트위터를 통해 일반 대중들이 먼저 알게 됐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 지진이 미국 지질조사기관에 알려져 알라스카와 워싱턴, 오레곤, 캘리포니아에 해일을 경고하기 전에, 이미 트위터를 통해 각자의 팔로워에 먼저 알려졌다"며 이같은 현상을 설명했다.

 

■늘어나는 인구, 에너지가 '힘'

전세계적으로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인구 1백만명 이상 도시가 향후 20년간 매월 건설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람이 살려면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에너지다.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태양열 연구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에반은 "태양열 하나로 지구상 에너지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며 "이미 태양열 에너지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이 대단위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스코에 따르면 현재 진행중인 태양열 부지 중 하나는 각 36제곱마일로 구성된 25개 수퍼 사이트다. 이는 매년 파괴되는 숲 17만 제곱마일에 상응하는 크기라고 에반은 강조했다.

 

■3D 프린터로, 개인이 세상을 창조한다

 

인간이 머릿속에 상상하는 다양한 물건을 쉽게 만들 수 있게 된다면?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3D 프린터를 통해 가상현실을 쉽게 육체화 할 수 있다고 에반은 설명한다.

 

가상화는 이미 현실에 와 있다. 전자책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고, 스트리밍으로 영화를 보는 것은 서점에 가서 책을 사거나 극장에 가는 것과는 또 다른 이야기다.

 

▲ 3D 프린터로 출력한 제품.

가장 대표적인 예가 3D 프린팅이다. 개인이 앉은 자리서 원하는 아이템을 물체로 만들어 내게 하는게 3D 프린팅이다. 3D 프린팅의 원리는 기계에 데이터를 입력하면, 재료를 층층히 쌓아 물건을 입체로 출력하는 방식이다.

 

3D 프린팅은 이미 장난감에서 자동차까지 넓은 범위 제품서 사용되고 있다. 업계서는 이같은 3D 프린터가 일반 가정으로까지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가족의 탄생

인조인간이나 로봇, 온라인 아바타 모두 새로운 종의 인간으로 추가될 지 모른다. 에반은 "캐릭터들이 언어를 인지하고, 그것을 문자로 바꾸며 이 모든 상황을 기억할 수 있는 단계"로 과학기술발달 수준을 언급했다.
심지어 2020년에는 로봇이 인간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질 것으로 내다봤다. IBM의 블루브레인 프로젝트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인간 두뇌를 창조하려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 로봇이 이제는 면도까지 해준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아주 편리하게 사용될 전망이다.

에반은 "그들은 10년 내 지각을 갖춘 인공두뇌를 만들어 낼 것"이라 예측했다.

 

2025년에는 로봇 인류를 만나게 될지 모르겠다. 인구수도 인간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2032년에 인간의 정신력을, 2035년에는 업무력을 완전히 대체한다는 게 시스코가 내놓은 로봇의 미래다.

 

IBM이 만든 슈퍼컴퓨터 왓슨이 미래형 로봇의 원조로 지목됐다. 왓슨은 질문을 받는 즉시 정밀한 답변을 할 수 있다. 즉각적인 상황 판단과 문제 해결력은 현재와 미래 사이에서 학교 교실과 병원, 통신 등에 바로 도입될 것이란게 시스코측 설명이다.

 

■나노 로봇이 인간 수명 늘릴까

 

"우리는 맥박조정기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에반은 10년 내 의학 기술이 더욱 정교해 질것라 확신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컴퓨팅 기기 때문이다.

 

그는 "나노로봇과 같은 디바이스가 인간 몸에서 문제가 일어난 장기를 교체하는데 표준이 될 것"이라며 "최후의 통합은 척추 부상 환자도 평범한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두뇌 컴퓨터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현재의 기술로도 사람이 마음 먹은대로 움직이는 비디오 게임과 휠체어가 가능하다. 인텔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서, 두뇌를 스캔한 후, 사람의 의사결정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람? 사이보그? '신인류' 출현

스티븐 호킹 박사가 "사람은 자신을 스스로 디자인하는 혁신의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고 밝힌 것 처럼, 의료기술 발달 역시 사람 신체 기능 개선을 넘어 성능 향상으로 초점이 진화하고 있다.

 

에반은 지난 2009년 7월 스페인 연구진이 발견한 뛰어난 기억력 물질을 주목했다. 이같은 연구개발 사례는 더 있다. 같은해 10월 이탈리아와 스웨덴 과학자들이 개발한 감각을 느끼는 인공손, 지난해 3월 공개된 시각장애인의 시력회복을 위한 망막 삽입기술 등이다.

 

이같은 기술의 조기 도입은 건강하지 않은 신체조직을 수리하거나, 두뇌 장애 결과를 수정하는데 사용될 것이란 게 에반의 설명이다.

 

에반이 내다본 미래는 궁극적으로 사람 신체 기능과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사이보그로 가는 것이다. 이는 미래학자 레이 쿠츠웨일이 '비범한 존재(singularity)'라 부른 바로 그 내용이다. 사람과 기계가 한 몸이 된, 완전히 새로운 종의 출현이다. 쿠츠웨일은 이같은 존재가 2054년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by 아름다운 사람 2011. 7. 19. 20:44


심수봉 역삼동 자택 ‘모리아’ 가보니… 집안에 예배당을 들여놓다

 
[2011.07.13 17:40]       
 

지하 통로는 1층 창가에서 시작됐다. 폭이 좁고 어두웠다. 유리창을 관통한 빛이 산란하다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지하 묘지 카타콤이 연상됐다. 가수 심수봉(56)의 매니저를 따라 계단을 내려갔다. 적갈색 벽돌을 촘촘히 박아 만든 계단이었다. 계단이 끝나는 곳에서 환한 원형 공간이 드러났다.

심수봉의 집은 서울 역삼동에 웅크리고 있었다. 역삼공원으로 올라가다 스치는 주택들 중 하나였다. 벽돌을 포개 올린 담이 길고 높았다. 집 앞에서 좁은 길과 넓은 길이 교차했다. 철제 간판이 모퉁이 벽면 상단을 덮었다. 처마가 돌출돼 중절모를 얹은 듯했다. ‘MORIAH(모리아)’라고 적혀 있었다.

검정 간판의 글자는 희고 가늘었다. 모리아는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지명이다. 아브라함이 100세에 얻은 외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도록 시험받은 곳으로 기록돼 있다. 번제 직전 하나님은 숫양을 줘서 이삭을 대신토록 했다. 아브라함은 그곳을 ‘여호와 이레’(하나님이 준비했다)라고 불렀다.

심수봉의 모리아를 지난 5일 방문했다. 간판과 아래 유리창을 덮은 안내판에는 영어로 ‘영혼과 찬양을 위한 공간’이라고 적혀 있었다. 집 모서리 유리문이 열렸다. 지하 교회로 가는 관문이었다.

원형 교회

약 330㎡ 면적의 교회는 둥글었다. 간이 의자 50여개는 부채꼴 단상을 향해 차례로 반원을 그렸다. 단상에는 강대상, 마이크, 피아노, 드럼, 전자건반, 스피커들이 갖춰져 있었다. 벽돌로 도배한 벽은 상하좌우가 같은 십자가 형태로 뚫렸다. 입구에는 헌금함, 주보, 중고등부 출석부 등이 가지런했다.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입구 반대편이었다. “아유, 여긴 시원하네.” 심수봉이 부채를 들고 나타났다.

-교회가 그리스 문자 오메가(Ω)를 닮았습니다.

“그래요? 어떤 분은 로마시대 원형 극장 같대요. (복음성가 가수) 송정미 사모의 남편인 목사님은 다윗의 장막을 닮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의도하지 않았는데 짓고 보니 모양이 이렇게 나왔어요.”

벽면에 십자가 모양이 난 것도 우연이라고 했다. 집은 2005년 9월 착공됐다. 당시 심수봉은 지하를 공연장 겸 와인 저장고로 쓸 생각이었다. “제가 와인에 대해 공부하고 있을 때였어요. 직접 와인을 수입해서 팔면 소득도 생기지 않겠느냐. 그딴 생각을 했죠.” 땅값에 포함되지 않는 지하는 거저 얻는 공간이었다. 깊이 팔수록 남는 장사였다. 4m를 파기로 했다. 천장을 높게 만들 심산이었다.

굴착하자마자 물이 솟구쳤다. 1m쯤 팠을 때였다. 건축소장은 “물이 많이 솟는 지역이다. 땅을 팔 수 없다”고 했다. 심수봉은 기도하다 멋쩍어졌다. 술 창고로 쓰려고 지하를 파게 도와 달라는 셈이었다. 심수봉은 교회 집사였다. 와인 저장고로 쓸 생각을 버렸다. 집에서 나왔을 때 물은 멎어 있었다.

부서진 간판

공사는 2년 넘게 걸렸다. 곡절이 많았다. 돈이 많이 들었다. 초반에는 남편 월급을 받아 썼다. 돈은 들어오는 대로 나갔다. 남편은 월급 계좌를 바꿨다. 심수봉은 밤새 울었다. 얼마 후 5000만원이 입금됐다. 예정에 없던 돈이었다. “매니저도 몰랐어요. 어떤 일 때문에 지인이 넣은 거였는데 그렇게 갑자기 돈이 들어오기는 처음이었어요. 돈은 필요할 때마다 채워졌어요. 누가 공급자인지 배웠죠.”

집은 2007년 12월 8일 완공됐다. 지하 공연장은 이듬해 첫날부터 교회로 사용됐다. 늦깎이 신학생이 첫 6개월간 빌려 썼다. 다른 교회가 뒤이어 들어왔다. 공연장 위인 1층은 교인들을 먹이는 장소로 활용됐다. 심수봉이 레스토랑으로 쓰던 공간이었다. “처음엔 바깥에 교회 간판을 걸려고 하면 절대 못하게 했어요. 이미지 버린다는 이유였어요. 생각이 좁았죠.” 교회들은 어느 정도 성장한 뒤 다른 곳으로 정착해서 나갔다.

지금 들어서 있는 교회는 ‘하트 하우스(The Heart House)’다. 2009년 5월부터 주일 예배를 드렸다. 매주 100여명이 모인다. 심수봉은 장소만 내주고 간섭하지 않는다. 그는 논현동 강남중앙침례교회를 다닌다.

“처음에 1층은 유기농 레스토랑인 ‘모리아 카페’로 썼었어요. 집 지을 때 물질이 많이 들어가서 한 군데 정도는 인컴(소득)이 창출돼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1.5t 트럭이 지나가다 간판을 부숴버렸어요.”

이후 1층은 교인 쉼터로만 쓰이고 있다. 이날 방문했을 때는 조명을 켜지 않아 어스레했다. 기타를 치는 두 남자의 윤곽이 어둡게 보였다. 하트 하우스 전도사들이었다. 심수봉의 매니저가 설명했다.

시편 109편

심수봉은 한때 불교 신자로 독실했다. 어릴 적 어머니가 이단에 빠졌었다. 교회가 다 그런 줄 알았다. 삶의 이유를 찾다 불경을 탐독했다. 그는 이복 언니에게 전도됐다. 언니는 “예수 믿으면 운명이 바뀐다”고 했다. 심수봉은 85년부터 교회에 나갔다. 시편을 읽다 기독교인으로 완전히 돌아섰다.

“109편이었어요. 다윗이 원수를 갚아 달라고 하나님께 탄원하는 내용이에요. 저 대신 하는 말 같았어요. 마음에 담아뒀던 응어리가 단숨에 풀린 거예요. 원수에 대한 마음을 치유해 준 구절이었죠.”

심수봉은 그때까지 결핍된 삶을 살았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말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중심에 있었다. 심수봉이 세 살 때 부모는 헤어졌다. 오랫동안 심수봉은 아버지가 죽은 줄 알고 살았다. 그에게 아버지의 존재는 가슴에 뚫린 구멍 같았다. 아버지 손을 잡고 가는 아이를 보면 쫓아갔다.

“초등학생 때 친구들이 많이 놀렸어요. 아빠 없는 애라고. ‘과부 딸, 과부 딸’ 그랬어요. 엄마가 찾아가서 뒤집어놨죠. 예민해서 공허감을 많이 느꼈어요. 그게 신앙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심수봉의 어머니 장형복(85)씨는 1951년 1·4후퇴 때 형제들과 월남했다. 충남 서산에서 민요 채집가 심재덕을 만나 55년 외동딸을 낳았다. 장씨는 26세, 심재덕은 환갑이 가까운 때였다. 장씨의 오빠는 아기를 보육원에 보내려고 했었다. 동생의 출산을 숨길 생각이었다. 장씨가 심수봉을 놓지 않았다.

예인의 피

서산의 심씨 집안은 예인 종가였다. 피리와 가야금 명인, 판소리 명창 등을 배출했다. 기질과 재능은 심수봉에게 물려졌을 것이다. 아기 땐 집 밖에 풍물놀이패가 뜨면 자다가도 소리를 좇아 고개를 돌리고 발가락을 까닥였다. 어려서는 매일 서산극장 앞을 서성댔다. 극장 주인이 가끔 들여보냈다. 귀가하면 어머니 앞에서 재연했다. 눈물을 뚝뚝 흘렸다. 예민한 청각은 종종 심수봉을 쓰러뜨렸다.

“열여섯 살 때 자꾸 뻗는 거예요. 자연스럽게 들리는 소리를 몸이 견디지 못한 거였어요. 의사가 사람 소리도 안 들리는 곳에서 쉬라고 하더라고요. 87년쯤엔 폭언을 듣고 왼쪽 눈이 터지기도 했어요. 제 신경이 50만명 중 한 명일 정도로 약하대요. 요즘도 예민할 땐 귀마개를 하고 누워요.”

이야기는 국악에 대한 찬탄으로 넘어갔다. 국악에는 절묘한 미(美)가 있다는 설명이었다. 음은 물처럼 흐르고 박자는 자유자재로 쪼개진다. 악보로 옮길 수 없는 아름다움이라고 심수봉은 말했다. 그는 다만 한(恨)의 감정을 걷어내길 제안한다. “‘한의 소리’는 억울하고 용서하지 못한 심정의 표현이에요. 사람을 회복시키는 게 아니라 침체시키는 소리죠. 원한을 품고선 생명의 소리가 될 수 없어요.”

심수봉은 간증할 만한 일이 생기면 공책에 적어둔다고 했다. 1년에 한 권씩 현재 다섯 권째 기록 중이다. 권당 두께를 물었다. “이 정도?” 그는 오른손 검지와 엄지를 벌렸다. 2㎝쯤 돼 보였다.

글 강창욱 기자·사진 강민석 선임기자 kcw@kmib.co.kr

 

by 아름다운 사람 2011. 7. 19. 07:51

젊은 여성들 '80대 노인'에게 두근두근? 그 이유는…

젊은 여성들 '80대 노인'에게 두근두근? 그 이유는…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 그 명랑함에 묻는다
기사입력 2011-07-15 오후 6:05:18

조로증에 걸려 80세 노인으로 보이는 17세 소년. 그리고 이 소년을 17세에 낳은 어린 부모의 이야기. 1980년생 젊은 작가 김애란의 첫 장편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창비 펴냄)이 지난 6월 말 출간되고 나서 10일 만에 소설 부분 베스트셀러 1위, 종합 베스트셀러 2위에 오르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20~30대 여성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현재 이 책의 구매층은 70퍼센트 이상이 여성, 20~30대 독자다. 평단의 반응도 호평 일색. "운명적인 이야기꾼"(황석영), "비극에서 낙천의 보석을 골라내는 타고난 재능"(성석제), "박수를 아낄 생각이 없다"(신형철) 등…. 김애란이 한국 문단의 차세대 대표 작가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것일까?

문학평론가 이명원이 <두근두근 내 인생>을 꼼꼼히 읽고서 감상을 보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이 이렇게 독자를 끌어당기는 힘은 무엇일까? 그 중에서도 젊은 여성에게 인기를 끄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이 소설은 정말로 "박수를 아낄" 수 없을 정도로 잘 쓰인 것일까? 이명원의 얘기를 들어보자. <편집자>

1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창비 펴냄)은 조로증(早老症)에 걸린 한 소년의 생애 마지막 1년간의 삶이 주된 시간적 배경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이 특이한 질병을 짊어진 17세 소년의 어조는 담담해서, 그의 실제 나이가 아니라, 생체 나이로 진술되고 있는 80세의 노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담담한 삶의 마무리를 완성하고 있다.

급성 노화와 죽음이라는 명백한 운명이 두드러진 소설이기 때문에, 주인공의 임박한 비극에 감정 이입을 하는 독자 입장에서는 작품의 완성도를 문제 삼는 일이란 부수적인 일로 비칠 수 있다. 게다가 이 소년은 죽음 앞에서조차 의연하게 책읽기와 글쓰기를 치열하게 지속하는 인물로 서술되고 있어 장엄한 느낌까지 든다. 이 장편에서 병세의 악화와 임박한 죽음 앞에서 주인공의 의지가 작동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출구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글쓰기인데, 이를 통해 우리는 김애란이 소설쓰기에 부여하고 있는 뜨거운 열정 또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작중 인물 한아름의 소설 쓰기에 대한 고민은 김애란이 쓴다는 행위에 부여하는 예술가적 자의식의 투영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이 소설은 외적 줄거리와 무관하게 일종의 김애란 식 '메타 픽션'이 되는 셈인데, 이것은 지난 연대에 호평을 받은 바 있는 신경숙의 <외딴 방>의 서사 기법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다. 가령 1부 6장에서 김애란은 한아름의 입을 빌어 소설 쓰기의 어려움을 이렇게 피력한다.

이야기를 짓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사람과 장소와 시간을 고루 살피며 문장까지 신경 써야 하는 게 만만치 않아서였다. (…) 이야기는 자주 멈췄다. 그럴 때면 홀로 북극에 버려진 펭귄이 된 기분이 들었다. 참으로 막막하고 무시무시한 순간이었다. 그때마다 나는 부모님을 붙잡았다. 그러고는 두 사람의 젊었을 적 이야기를 묻고 또 묻고, 한 번 더 해 달라 졸라댔다. (89쪽)

두 사람의 이야기는 아귀가 잘 안 맞았다. 기억하는 것도 조금씩 어긋났고, 해석하는 것도 달랐다. 어머니는 한 대수가 자길 쫒아 다녔다고 하고, 아버지는 최미라가 먼저 꼬리를 쳤다고 했다. 어머니가 아버지 앞에서 처음 노래를 부른 순간도, 두 사람이 입을 맞춘 순간도 두 사람 다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내 입장을 말할 것 같으면 사실 어머니의 편도 아버지의 편도 아니었다. 나는 이야기의 편이었다. 그래야 나중에 진짜 필요한 순간에 어머니의 편을 들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93쪽)

이 작품 속에는 이런 방식의 글쓰기에 대한 진술이 자주 등장하고, 주인공인 한아름이 죽음에 다가갈수록 더욱 치열한 양상을 띠게 된다. 나중에 사기로 밝혀지기는 하지만, 작품 속에서 한아름이 거의 유일하게 사춘기적 이성애를 자각하게 하는 '이서하'와의 관계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전자 편지를 주고받는 행위이다. 편지 쓰는 일에서도 한아름의 글쓰기에 대한 고민은 여과 없이 드러난다.

"종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발견하고, 보는 즉시 '어우' 손사래 쳤던 글들을 내가 쓰고 있었다. 그것도 문체가 제 각각인 게 어느 것은 도도한 초등학생이 쓴 산문 같고, 또 어떤 것은 인문대 복학생이 쓴 잡문 같았다." (199쪽)

대학을 가 본적 없는 한아름이 자신의 문체를 위와 같이 분석하는 것은 어색하다. 잡문이라니.

사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이렇게 어색해 보일 수도 있는 '낱말 카드'를 풍부하게 제시하면서 출발한다. 한아름의 몸과 마음이 쇠락해갈수록 말을 통한 상상과 문장들의 유연한 활공은 더욱 강렬해지는데, 대단원의 결말을 이루는 것은 그 자신의 기원을 추적해가는 것을 골간으로 한 한아름의 자작소설 <두근두근 그 여름>에서이다. 각각의 낱말들을 통해 상상해낸 삶의 질감들이 자신과 나이가 똑같은 17세 당시의 부모들의 낭만적인 만남과 조우하면서, 이 소설은 자못 완결된 장편의 형식미를 획득한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

2

 
▲ <두근두근 내 인생>(김애란 지음, 창비 펴냄). ⓒ창비 
 
그렇다면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은 과연 성공한 장편 소설일까. 그렇게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로서는 몇몇 측면에서 이 소설이 장편으로는 허약한 토대 위에 지어진 집처럼 느껴진다.

읽기의 차원에서는 술술 잘 읽히는 미덕이 있지만, 인물 형상에 있어서 미숙한 처리가 두드러지고, 소설의 초반부에는 자못 탄탄한 긴장감을 보여주지만 3부에 이르면 소설의 구조가 급격하게 이완되는 양상을 보인다. 장편 소설의 플롯이라는 게 요즘처럼 이완되는 것을 당연시하는 세태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다차원적인 복잡성과 파편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작가들 역시 단편과 장편의 질적 차이에 대한 치밀한 고민 없이 시간이 지나면 장편으로 자연스럽게 널뛰기 하는 관성에도 기인하는 현상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식으로, 한 문단만 생략해도 전체 구조가 완전히 흔들리는 식의 완결된 구성을 요구하는 것이 현대에 있어서는 무리라고 할지라도,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은 중반부를 지나면 애초에 견지했던 소설적 긴장을 찾아보기 어렵다가, 종결부에 이르러 가까스로 그것을 회복하고 있다. 끝이 좋으면 모든 것이 다 좋다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전체적으로 플롯의 안정된 균질성이 지속되지 않는 상황에서 에피소드와 메일 형식을 통한 독백, 인물들의 어색한 유머가 반복되는 것은 약점이다.

김애란의 소설을 읽다보면, 인물 성격의 대비 효과가 주된 서사적 장치로 활용되는 예를 자주 발견한다. 아이들은 의뭉스러운 성숙함을 보여주는 반면, 어른들은 유아기적 퇴행에 가까운 발언과 행위를 무의식적으로 반복한다. 아버지와 어머니, 장 씨 할아버지로 대표되는 이 소설 속의 성인들은 동화나 명랑 만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철없는 상황의 미숙성을 지속적으로 반복한다. 몸과 마음이 늙었으나 이제 막 사춘기를 통과하고 있는 17세 소년과 기묘하게도 유년기의 동심과 명랑성을 유지하고 있는 어른들의 반어적 대조가 이 소설의 동화적 성격을 도드라지게 한다.

나는 소설이 아니라 동화라고 말했는데, 사실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의 빼어난 흡인력의 근거는 이 인물들의 통념적 성격의 의식적인 뒤집기에 있으며, 이것은 동화 양식에서 선용되는 인물 형상화 방식의 영향으로 보인다. 사실 이런 동화적 성격 형성의 구도가 가장 관습화된 서사적 양식으로 고착된 것은 한때 유행했던 일본과 한국의 명랑 만화에서였을 것이다.

이것은 동화도 만화도 아닌 소설이지만, 에필로그 이후에 등장하는 한아름의 <두근두근 내 여름>이 본격 소설에 해당하는 통일된 인상을 보여준다. 반면, 프롤로그에서 에필로그에 이르는 이 소설의 거의 대부분의 분량에서, 장편 소설에 맞춤한 성격의 입체성을 보여주는 인물은 '이서하'라는 이름으로 한아름에게 접근했던 30대 중반의 시나리오 작가와 여고 시절의 엄마에게 <홀로서기>와 빈소년합창단 테이프를 선물했던 채승찬 피디(PD), 그리고 방송 작가 정도다. 이들에게는 성숙한 어른들의, 세속적 삶의 인정하기 힘든 불편한 명암이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비교적 현실적으로 발현되고 있어 이 소설의 흠결을 아슬아슬하게 보충하고 있다.

3

김애란의 소설을 읽는 오늘날의 젊은 독자들은 대체로 고달픈 삶의 정황에 포섭된, 그래서 따뜻한 위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작가 역시 위로와 유머를 중시하는 견해를 자주 노출하고 있다. 사실 이 소설의 주동 인물인 한아름이 우리의 아들, 딸이라고 생각한다면, 살려는 의지와 무관하게 처해진 한아름의 가혹한 운명 앞에서 괴로워하지 않을 독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동시에 그 고통스럽기 짝이 없을 쇠락과 죽음의 증상들 앞에서, 공포와 불안도 없이, 자기만의 낱말 카드에 몰입하는 주인공의 의연함 앞에서는 어떤 경건함의 심정까지도 느끼게 된다.

모든 유기체들의 한계 상황임에 분명한 죽음의 진전 과정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눈에 뻔히 보이는 다큐멘터리 제작의 상업성과 허위성에 대해서도 분개하지 않으며, 생애 최초로 타인에게 내면을 개방했던 메일 대화 역시 '사기'로 드러난 마당에서도 결코 쉽게 절망하지 않는 한아름의 태도는 가히 초인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주인공 주변에 배치된 여러 인물들은 엄마, 아빠 모두를 포함하여 그 성격이 일종의 '캐리커처'처럼 축소되어 있다.

이런 명랑성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소설의 인물들은 왜 명랑할 필요가 없는 부분에서까지 명랑하며, 유머가 필요 없는 상황에서까지 슬랩스틱에 가까운 만담의 주인공이 되는가 하는 의문은 제기해 볼 수 있다. 한아름의 17세가 조로였다면, 아버지의 17세는 유아적이다. 여름날의 사랑으로 덜컥 임신한 아내의 집에 찾아가 장차 장인이 될 사람이 "그래 너는 뭘 잘하냐?" 묻자, 이에 대답하는 말이 "아버님 저는 태권도를 잘합니다"(14쪽)이다. 이를 듣고 "그리고 또 뭘 잘하냐?"고 장인이 다시 묻자, 아빠가 속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나는 스트리트 파이터를 잘하는데…'라는 것은 골계적인 서술이다.

엄마의 소녀 시절 별명은 '시발공주'였다. 이웃집 장 씨 할아버지는 한아름을 조명한 다큐멘터리가 끝나자 그의 집으로 찾아와 "아름아, 방송 봤니"라고 물은 후 "머리를 감싸 안은 채 절망적인 표정으로 중얼거"리길, "내가 (방송에) 안 나와…" 하고 외친다. 아버지의 17세 시절의 나른한 수음을 묘사하면서 작가는 "한 날은 그게 하루에 몇 번이나 가능한지 알아보려는 실험을 하다 자기 성기를 꼭 쥐고 기절한 채 발견되기도 했다"고 서술한다. 이 서술문의 끝에서 작가는 아버지를 한 번 더 동화적으로 만드는데, "아! 인간이 하루 다섯 번 하면 죽을 수도 있는 거구나" 하는 진술은 글쎄, 엄살의 뉘앙스가 강하기는 하지만 역시 유머러스한 것은 사실이다.

이런 진술이나 소설 전체의 톤을 고려하면 이것은 작가가 유머를 창작상의 중요한 장치로 활용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방송 작가가 한아름에게 "그래서 뭐가 되고 싶어요, 아름인?"이라고 묻자 "세상에서 제일 웃기는 자식이 되고 싶어요"라고 대답할 수 있는 것이다. 대책 없는 효자라고 해야 할지, 천성이 낙천적이라고 해야 할지 나도 '대략 난감'하다. 이것이 어떤 희비극적 상황을 오히려 효과적으로 성취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도 있겠다.

처방전이라고는 있을 수 없는 극단적인 한계 상황을 유머를 통해 상대화하고 완화시킴으로써 삶과 죽음의 납득할 수 없는 한계 상황을 오히려 더 부각시키는 효과를 의도했다고도 볼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내 판단에 이는 유머의 과잉이다.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웃으라고 권유하는 작가의 서사 장치는 어떤 의도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왜 한아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성인들, 심지어는 고통을 참고 있는 그의 부모들마저 이 소설 속에서는 그저 실없이 웃고 떠들면서, 상황의 비극성을 회피하고 있는 건인지 나로서는 알쏭달쏭하다.

4

유머나 농담이 갖는 순기능은 심리적 압박감과 긴장을 완화하고 고통스런 상황을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쾌적하게 휘발시키는 데 있을 것이다.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을 읽으면, 그렇게 극중 인물의 고통을 지켜보는 독자의 안타까움 역시 마술적으로 완화되고 쾌적하게 망각된다. 그래서 노화와 쇠락의 명백한 징후가 두드러지는 한아름 대신, "아! 만권의 책을 읽어도, 천수의 삶을 누려도, 인간이 끝끝내 멈출 수 없는 것이 추파겠구나"라고 흐뭇해하는 조숙한 한아름의 잔상이 더욱 오래 남게 된다.

소설 속에서 빈번한 유머와 연약한 골계가 지배적이 되다 보니 신체 연령이 80세로 급격하게 노화되었다는 한아름의 증상도 현실감을 잃게 된다. 눈이 멀어 앞을 볼 수 없는 주인공의 고통도 독자 입장에서는 관조적으로 응시하게 된다. 소설의 에필로그에서 묘사되고 있는 혼수상태의 환청은 매우 아름답고 몽환적으로 묘사되고 있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도리어 죽음으로 건너가는 한아름의 장엄한 삶의 완성은 다만 고즈넉하게 보일 뿐이다.

그렇다면 지금 나는 김애란이 청년기의 명랑과 유머의 세계에서 비극 쪽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하는 셈인가. 현재까지의 소설적 상황을 보면, 물론 그것은 어려워 보인다. 사실 내 주장은 비극적 정서나 세계관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성격 묘사의 리얼리티가 더 살아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장편처럼 주인공을 제외한 거의 모든 인물의 성격이 단순화되고 엇비슷해져 개체로서의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현상을 김애란은 극복할 수 있을까.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하겠지만, 현재의 장편만을 보자면 당장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의 장터가 김애란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듯하다.

이것이 꼭 김애란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는 젊은 작가들에게 마치 장편 소설을 쓰지 않으면 작가로서는 뭔가 미달된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오늘날 문단 일각의 경향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장편과 단편은 사실상 영화와 연극처럼 완전히 이질적인 양식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작가들은 그 양식의 특이성에 대한 고려 없이 단편적 정황을 장편으로 확대하는 유혹에 자주 노출된다. 김애란이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두근두근 내 인생>을 읽으면서 발견하게 되는 것이지만, 액자 구조 속의 또 다른 소설로 제시되고 있는 <두근두근 내 여름>에서의 소설적 밀도와 프롤로그에서 에필로그에까지 이르는 내면 독백과 대화체로 교차 전개되는 서사 사이에는 매우 큰 질적 편차가 존재한다. 이 편차가 극복되지 않은 채 장편의 말미에 돌올하게 제시되고 있는 작중 인물 한아름의 소설은, 마치 앞선 서사의 불완전성을 은폐하기 위한 작가의 지적 배려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나의 유추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는 근거에서 말하자면, 실제로 이러한 서사적 배치는 자못 성공적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두근두근 내 인생>이 탁월한 성취를 이뤘다고 고평할 만한 수준의 장편 소설로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이 작품을 통해서 김애란의 단편 세계가 충분히 심화되고 확장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양적인 괄목상대를 버텨낸 것은 사실이다. 또한 단편에서 장편으로 넘어가면서 이만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작가가 또래 세대의 작가 가운데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상대적으로 김애란의 소설을 돋보이게 만드는 요소이다. 그러나 김애란의 소설은 여전히 엄마 아빠의 생활 반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가족 소설의 범주에 머무르고 있다. 이 희비극적 가족 콘서트의 세계를 극복하는 일이 김애란에게는 장편다운 장편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필요조건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끝으로 사소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이 책의 한 가지 편집상의 의문에 대해 지적하고 글을 끝맺도록 하자. 이 소설의 '작가의 말' 다음에는 "본문에 인용되거나 언급된 책은 다음과 같습니다"라는 진술 후에 몇 권의 책과 음악의 출처가 명기되어 있다. 그런데 기이하게 느껴지는 것은 소설 속에서 소녀 적의 어머니와 방송국 피디가 된 승찬 아저씨의 관계에서 선물로 오간 서정윤의 <홀로서기>에 대한 출처 명기가 생략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 소설 속에서 <홀로서기>라는 시집은 엄마와 승찬 아저씨 뿐 아니라, 한아름과 승찬 아저씨의 만남에서도 중요하게 언급되고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다른 출처는 소상히 밝혔으면서도 왜 <홀로서기>는 누락된 것일까. 1980년대의 대중적 베스트셀러였던 이 책을 누구나 다 알고 있어서 생략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명원 문학평론가·경희대학교 교수

by 아름다운 사람 2011. 7. 16. 15:43

‘옥동자몰’ 일매출 1억 돌파 코앞… ‘닭가슴살’ 이틀만에 완판 행렬
기사입력 2011.07.14 09:08:16   

개그맨 정종철

개그맨 정종철이 론칭한 다이어트 쇼핑몰 ‘옥동자몰’(www.okdongja.co.kr)이 하루 매출 1억원을 코앞에 두고 있어 화제다. 쇼핑몰 문을 연지 석달만의 일이다.

옥동자몰은 지난 12일 몇 달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탄생시킨 ‘옥동자 훈제 닭가슴살’을 추가로 론칭했다.

훈제 닭가슴살은 출시 첫날 주문량이 폭주하며 고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이틀 만에 완판 행렬을 이었다.

정종철은 매경닷컴과 인터뷰에서 “소비자의 니즈를 철저히 분석해 직접 기획과 개발에 참여해 만들었다”며 “수십번의 시식을 통해 맛을 완성시켰다. 강한 훈제향은 빼고 백숙 느낌을 살려 기호에 따라 소스를 뿌려먹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정종철은 옥동자 훈제 닭가슴살의 품질과 위생에 철저히 관여했다. 해썹(HACCP) 인증도 받았다.

시중에 유통되는 닭가슴살 제품들은 간혹 냉동육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옥동자 훈제 닭가슴살은 100% 국내산 냉장육을 사용해 만들었다.

정종철은 “주문 즉시 냉장 상태로 그대로 배송하기 때문에 수량을 정해놓고 한정판매 한다”며 “원가나 마진율을 계산하기보다 고객들이 진정으로 건강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도록 정성과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고도몰"에서 쇼핑몰 창업 교육을 받고 직접 쇼핑몰 운영에 참여한다.

정종철이 대박 쇼핑몰 CEO 대열에 합류하게 된 건 그가 상품을 판매하는 것뿐 아니라 국민들의 건강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정종철은 다이어트 시작 70일 만에 25kg을 감량, 살과의 전쟁을 통해 얻은 지혜를 고스란히 쇼핑몰에 담아 지난 4월 다이어트 쇼핑몰을 론칭했다.

옥동자몰은 문을 연지 한달 만에 하루 접속자수 3만명, 지난달 5만명을 기록했다.

두달도 안 돼 일매출 3천만원을 넘겼고, 최고 매출액이 몇 차례 경신된 가운데 최근 하루 매출 6천만원을 돌파했다.

정종철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직접 다이어트 노하우를 전하며 트레이너로서 활약상을 드러냈다.

고객들에게 운동지도하는 정종철

그는 ‘옥동자 다이어트 챌린저’를 통해 선정된 4인의 고도비만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멘토로 나서 두달 만에 최고 21kg을 감량시키는데 성공했다.

전문강사 송상호 씨(41)는 혹독한 다이어트를 통해 101.8kg에서 21.7kg을 감량했고, 주부 도전자 박효진 씨(29)는 19.8kg을 감량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갖게 됐다.

이들은 옥동자몰 게시판에 “살이 빠지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 “새로운 삶을 살게 해 줘서 감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종철은 “무조건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굶으면서 다이어트를 하면 요요현상이 온다”며 “다이어트는 단순히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몸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철저한 운동과 식이조절이 건강한 다이어트의 핵심이다. 고도비만자들의 꿈과 희망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매경닷컴 김윤경 기자 / 사진 팽현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by 아름다운 사람 2011. 7. 15. 09:21


각국 해커를 정규군화할 태세…세계 차원의 해결 노력 있어야
2011.06.17   

세상이 해킹으로 떠들썩하다. 소니 같은 유명기업의 시스템이 한 달 동안 먹통이 되고 1억 명의 소중한 고객정보가 유출 돼 난감한 상황에 빠졌는가 하면 백악관 직원의 이메일이 누군가에 의해 손금 들여다보듯 파헤쳐지고 있다. 유명 방송국의 홈페이지에 거짓으로 꾸민 기사가 올라오고 해커를 잡겠다고 나선 세계 최고 수사기관인 FBI마저 뚫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 혐의가 있다며 으르렁 댄다.

뭣도 모르는 보통사람은 대체 이러다가 인터넷 세상이 어떻게 될지 불안하기만 하다. 인터넷이라는 신천지를 믿고 경제 활동을 계속해야 할 것인지도 고민이고 인터넷이 주는 약간의 재미를 맛보자고 팬티까지 벗어야 할 상황이 된 것이 영 꺼림칙하다. 적어도 나는 피해의 대상이 아닐 것이라고 애써 무시하며 울며 겨자 먹기로 그냥 사용하거나 더 소심한 경우 인터넷 사용을 줄이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더 큰 문제는 상황이 이런데 이를 해결할 주체가 마땅히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일단 각국 정부가 책임 있는 주체로 보이나 이들은 오히려 미국과 중국 정부의 갈등에서 보듯 오히려 자국 이익을 위해 해커를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게릴라를 정규 부대로 만들려고 한다. 인터넷 서비스 기업은 소니 사례에서 보듯 제 코 닦기도 바쁘다. 보안 업체들이 기술적인 해법을 내놓기는 하지만 늘 사후약방문이다.

해킹이 이처럼 무대책인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지금 인터넷 구조는 기본적으로 해커가 창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터넷은 애초 열린 공간이었다. 인류가 축적한 지적 자산을 자유롭게 공유하려 게 인터넷의 탄생 배경이다. 그 지향은 현실에 없는 사이버 엘도라도라고 할 수 있다. 자본이 개입하면서 달라졌다. 구획이 정해지고 사유와 독점이 생겼다. 이제 축복의 공간은 새로운 전쟁터로 변했다.

인터넷 공간이 변질하면서 나타난 해커는 크게 3종류다. 우선 룰즈섹(LulzSec)이나 어나니머스(Anonymous) 같은 자생적 아나키스트 집단이다. 이들은 영토 구획과 사적 소유로 특징 지워지는 현실과 인터넷이 달라야 한다고 믿는다. 현실의 기득권 세력이 인터넷을 좌우하는 것을 반대한다. 이들에게 해킹은 인터넷 공간의 사적 이익을 거부하고 사이버 엘도라도를 복원하려는 지식 게릴라 투쟁이다.

인터넷마저 영토로 보는 각국 정부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서 보듯 해커를 정규군으로 양성할 태세다. 인터넷 경제가 갈수록 커지면서 새롭게 구획을 정해야 할 필요가 생겼고 여기서 밀리지 않기 위해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인터넷에 국경을 설치하면서까지 이를 지키려고 몸부림친다. 그러나 각국 정부의 모든 행위는 결국 상대국에게는 해킹 행위에 불과할 뿐이다. 여기서는 선후를 따지기도 어렵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실제로 인터넷에 금을 긋고 있다. 지금은 물러난 이집트 독재자는 순식간에 인터넷을 암흑천지로 만들었다. 미국의 문화적 침략을 우려하는 이란 정부는 글로벌 인터넷에서 독립하려 하고 있다. 폐쇄적인 인트라넷을 쓰는 나라들도 북한 등을 포함해 여럿이다. 중국 등 대부분의 국가는 인터넷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합법이냐 불법이냐만 다를 뿐 인터넷은 이미 해킹의 바다이다.

인터넷 국경을 지키기 위한 이런 각국 간 해킹은 정규전으로 커질 가능성이 짙다. 국적을 초월한 룰즈섹이나 어나니머스 같은 아나키스트들에겐 인터넷에 영토를 그으려는 존재들은 어느 편이든 다 적이다. 미국 국방부가 사이버 정책을 강화키로 한 뒤 중국 정부보다 먼저 룰즈섹 등이 미국 상원이나 FBI 등을 공격한 게 대표적 사례다. 각국 정부를 뒤에서 사주하는 탐욕 기업 또한 이들에겐 타격 대상이다.

인터넷에 국경을 긋고 사유화하려는 욕심을 버리지 않는 한 이들 사이의 갈등과 전쟁은 더 거칠어질 게 분명하다. 이 때문에 인터넷은 앞으로 지금보다 훨씬 더 극심한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문제는 이들 스스로 중재할 능력도 의지도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세계가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는 새로운 인터넷 룰이 필요하다. 또 이 룰을 권위 있게 만들고 감시할 상설 인터넷 국제기구가 필요하다.

장차 다가올 이런 갈등에 비하면 사이버 공간에서 타인의 재산을 훔쳐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좀도둑 해커는 피라미에 불과하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그들의 행위로 인한 피해가 국지적이기 때문이다. 또 누구나 범죄로 보기 때문에 대책도 간단하다. 완전히 박멸할 수는 없겠지만, 보안 기술의 개발, 인터넷 서비스 주체들의 보안 의식 강화 및 투자 확대, 각국 사법 당국의 강력한 대처 등으로 줄일 수는 있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by 아름다운 사람 2011. 7. 14. 09:35


`1.8㎓ 인기` SKT-KT 고민되네 
2011.07.13
LTE 주파수 활용 세계적 추세… 경매시장 출혈경쟁 우려

과거 비표준 대역으로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1.8㎓ 주파수 대역이 시간이 갈수록 LTE(롱텀에볼루션) 대표 주파수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투자대비 주파수 효율성이 높아 전 세계 주요 통신사업자들의 채택도 활발하다. 이 때문에 국내서도 1.8㎓와 800㎒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SK텔레콤과 KT의 선택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12일 주요 외신과 통신업계에 따르면, 북유럽 등을 중심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1.8㎓ 주파수 대역이, 최근에는 유럽 주요국과 아시아권에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특히 세계 주요 통신사들이 1.8㎓를 잇따라 LTE 용도로 활용하면서, 700/800㎒ 대역에 이어 대표적인 4G(세대) 주파수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지난해 폴란드에서 1.8㎓ 대역의 LTE 상용서비스가 구현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홍콩(CSL), 독일(도이치텔레콤), 호주(텔스트라) 등 주요 통신업체들이 1.8㎓를 LTE 용도로 잇따라 채택하고 나섰다. 이외에도 프랑스, 싱가포르 등에서도 1.8㎓ 대역을 HSPA+ 또는 LTE 용도로 활용할 방침이다.

과거 일부 국가에서 GSM(2G) 용도로 활용되던 1.8㎓ 대역이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된 것은, 데이터 폭증으로 주파수 자원이 부족해진 것뿐만 아니라 다른 가용주파수 자원에 비해 주파수 효용성이 월등하기 때문이다. 실제, 1.8㎓ 대역에서 LTE를 구축할 경우, 향후 4G 주파수 대역으로 손꼽히고 있는 2.6㎓ 대역보다 기지국당 커버리지가 2배 이상 높아, 투자대비 주파수 효율성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업체들이 1.8㎓를 대거 채택함에 따라 장비-단말기 수급에 따르는 경제성까지 확보한 것도 큰 강점으로 꼽힌다.

이처럼 시간이 갈수록 1.8㎓ 대역의 효용가치가 높아지면서, 이 달 말 주파수 경매에 나서야 하는 SK텔레콤과 KT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시장에 매물로 내 놓은 1.8㎓(20㎒ 폭)와 800㎒(10㎒폭)을 각각 두 사업자가 나눠 갖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최근 1.8㎓ 주파수 가치가 높아지고 있어 오히려 두 사업자의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자칫, 두 사업자 모두 1.8㎓에 몰릴 경우, 가격경매제에 승리한다 하더라도 출혈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트렌드를 보면 1.8㎓가 매력적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경쟁자가 있고, 향후 주파수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합리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경섭기자 kschoi@

by 아름다운 사람 2011. 7. 14. 09:33


[김영리] 티켓몬스터 매각설 유감  
  

[김영리기자]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 1위 티켓몬스터가 매각설에 휩싸였다. 그루폰에 이은 글로벌 소셜커머스 업체인 리빙소셜이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해 티켓몬스터에 인수제안을 해온 것이다.

티켓몬스터 측은 "리빙소셜과 미팅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투자가 될지 매각이 될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은 없다"면서도 "100% 매각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매각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재 티켓몬스터의 가치가 3천억원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만약 매각이 추진된다면 비슷한 규모로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신현성 대표의 지분은 절반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으로 약 1천500억원의 매각 차익을 얻을 전망이다.

티켓몬스터의 매각설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그루폰이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해 티켓몬스터에 인수를 제안한 사실은 이미 많이 알려졌고 이외에도 구글이나 유수 벤처캐피탈이 티몬에 접촉을 해왔다.

지난 5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신 대표는 "인수제의가 끊임 없이 들어오고 있다"며 "제의 금액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리빙소셜이 될지 아니면 다른 회사가 될지는 모르지만 업계에선 신 대표가 매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현재 티켓몬스터는 인사이트벤처파트너스 및 스톤브릿지캐피탈 등 국내외 벤처캐피털들로 부터 투자를 받고 있으며 이들은 3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며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벤처캐피털들이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선 코스닥 등록 또는 매각을 택하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이다. 국내외 업체 인수 및 마케팅 출혈 경쟁으로 여유자금이 부족한 티켓몬스터의 상황에서는 1~2년 후 상장요건을 갖추고 기업공개(IPO)를 하는 것보다 회사의 가치가 한창 높은 지금, 매각을 택하는 것이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업계와 이용자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경영을 하는 입장에서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제 갓 1년을 넘긴 회사에서 매각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은 회사가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처음부터 매각을 목표로하는 벤처기업들이 꽤 있었다"며 "직원들과 이익을 공유하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일부 경영진의 뱃속만 채우는 경우가 없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외국 자본까지 끌여들어 무리한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몸집을 불린 뒤 한 몫을 챙기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물론 국내 시장에 소셜커머스 열풍을 몰고 온 티켓몬스터의 업적은 칭찬할 만하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도 불과 1년 만에 소셜커머스 시장을 5천억원 규모로 키우는 데 큰 역할을 맡았다.

신현성 대표 역시 26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한국판 주커버그로 불리며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창조적 도전정신을 갖춘 젊은이로 지목 받았고 제2의 벤처붐을 일으키며 10년 만에 스타트업 열기를 다시 일으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석과불식(碩果不食)이라는 말이 있다. 큰 열매가 먹히지 않고 살아남아 미래의 씨앗이 된다는 뜻이다. 긴 호흡을 갖고 강물처럼 천천히 부딪히는 모든 것들을 이겨내면서 바다로 향하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부질없는 생각일까.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by 아름다운 사람 2011. 7. 14. 09:26


글로벌 여행 업체들이 잇따라 한국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13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온라인여행사 익스피디아의 한국법인인 익스피디아코리아는 이미 한국어 사이트를 열고 오는 20일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 또 글로벌 여행 및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윔두 19일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이들 업체의 한국 진출은 한국을 거점으로 중국ㆍ일본 등 동북아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한국 관광산업의 잠재력이 주목 받으면서 ‘평창 효과’가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익스피디아는 전세계 호텔 13만개와 협력해 5,000가지 이상의 여행상품을 운영하는 등 개별여행 프로그램을 특화한 여행사이다. 우선 호텔 예약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조만간 항공이나 유람선ㆍ렌터카 등 교통편까지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에 본사가 있는 윔두는 미국ㆍ유럽ㆍ아시아 등 세계 20여개국의 숙소 1만1,000개가 등록됐으며 소셜네트워크(SNS) 기능을 도입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시간 내 파급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이들 업체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업체들이 한국 소비시장의 특수성을 파악해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여행시장에서 자유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내 여행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by 아름다운 사람 2011. 7. 14. 07:13
| 1 2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