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의 당찬 도전 "네이버 긴장하라"

이스트소프트 개방형 포털 '줌닷컴' 이달 오픈...7년만의 포털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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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대표 ⓒ임성균 기자 tjdrbs23@
파일압축 프로그램 '알집'과 백신프로그램 '알약'으로 유명한 이스트소프트 (13,800원 상승200 1.5%)가 포털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2004년 7월 KTH가 하이텔을 통합포털 '파란'으로 새단장해서 오픈한 지 7년만에 국내 시장에 새로운 포털이 등장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스트소프트의 포털사업 진출을 바라보는 시선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된다.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등 3개 포털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95%에 이르는 현실에서 이스트소프트의 도전은 무모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시장을 70% 이상 차지하는 네이버의 '철옹성'을 뚫는 게 불가능해보인다.
 
이에 대해 김장중(38) 이스트소프트 대표는 "자신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김 대표가 구상하는 포털사업은 네이버 등 여타의 포털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기존 포털들이 막강한 지배력을 보이고 있지만 폐쇄성이라는 측면에서 사용자들도 결국에 답답함을 느낀다"면서 "개방을 기치로 포털을 만든다면 적은 비용으로도 좋은 정보를 사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7월말쯤 정식 오픈하는 포털 이름은 '줌닷컴'. '골라준다' '보내준다'는 의미가 담겼다. 이름에 담긴 의미처럼 김 대표는 '개방형 포털'을 표방한다. 네이버처럼 폐쇄적인 포털로 더이상 승산이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김 대표는 "매일 홍수처럼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를 포털들이 골라서 제공하는 것은 무리"라며 "이제 포털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보를 네티즌에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수많은 정보 가운데 양질의 콘텐츠를 '똑똑하게' 찾아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개방'으로 '폐쇄의 뚝'을 무너뜨리겠다는 각오다. 김 대표가 설명하는 줌닷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서비스는 '줌앱'이다. 줌앱은 위젯 서비스와 비슷하다. 사용자가 자신이 원하는 정보 즉, 뉴스나 증권정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다양한 콘텐츠 가운데 원하는 것을 선택해서 초기화면에 담을 수 있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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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tjdrbs23@
이를 위해 이스트소프트는 현재 콘텐츠업체들과 제휴에 나서고 있다. 초기에는 제휴방식으로 서비스를 확보하겠지만, 나중에는 누구든 줌앱에 서비스를 등록할 수 있도록 '개방'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자체 콘텐츠는 배제하고 외부 콘텐츠를 줌앱 형태로 공급할 것"이라고 했다.
 
포털의 핵심인 '검색서비스'도 차별화할 계획이다. 대부분의 포털들은 현재 자사의 데이터베이스(DB)나 이른바 '펌글' 위주로 검색결과를 보여준다. 그러나 '줌닷컴'은 원문 페이지를 우선적으로 노출해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가령 휴대폰 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에겐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양을 설명하는 페이지를 연결시켜주는 방식이다.
 
수익모델을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다음이나 SK컴즈와 연합해 검색광고를 유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미 지난 6월에 다음, SK컴즈와 검색광고 제휴를 맺었다는 것. 디스플레이(배너) 광고노출은 사용자 만족도를 떨어뜨릴 염려가 있어 최소화할 방침이다.
 
'뉴스줌'과 '스타트줌'을 7월말에 1차로 오픈하고, 9월에 '검색줌'을 시작할 예정이다. 초기화면 서비스와 뉴스서비스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연내 '아하줌'도 추가하기로 했다. '아하줌'은 기존 '지식검색'과 유사한 것으로, 현재 100여명의 직원들이 막바지 론칭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김 대표는 "내년말까지 검색점유율 3% 달성하고, 2013년말까지 5%를 달성하는 게 목표"라며 "올해 검색광고 시장이 약 1조2000억원 수준인데 3%를 달성하면 산술적으로 36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스트소프트의 매출액이 약 292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레드오션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쉽지않은 도전이지만 관련업계는 이스트소프트의 '뚝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김 대표가 대학생이던 지난 1993년 설립된 이스트소프트는 소프트웨어 사업을 중심으로 5명의 창업멤버로 시작된 회사다. 2000년까지 직원들 월급주기도 빠듯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꾸준히 사업을 꾸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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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tjdrbs23@
이후 알툴즈가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면서 이스트소프트는 지난 2002년 게임사업에 진출했고, 점차 재무구조도 안정화 추세다. 현재 이스트소프트의 전체 매출 중 게임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5% 수준이다. 게임사업이 안정되면서 백신서비스인 '알약'을 공개했고 이 역시 성공을 거뒀다.
 
현재의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도전을 해왔던 것으로, 이번에 론칭하는 포털 역시 4년6개월 전부터 이미 준비해왔던 사업이다. 자체 검색엔진 개발을 시작으로 인력을 늘여왔고, 지난해에는 이스트인터넷이라는 자회사도 설립했다. 앞으로 이스트인터넷이 포털사업을 전반을 담당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줌닷컴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낸다면 기존 포털들도 좀더 개방적으로 변할 것이고, 신생업체들도 포털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국내 포털산업도 한단계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며 환하게 웃었다.
by 아름다운 사람 2011. 7. 4. 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