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품질 불량에도 매서운 '채찍'>

2011/07/1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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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윈, '효율미달' 알고도 산업용 공기압축기 판매경영진단서 적발, 전량 리콜

불량세탁기 계기 '신경영' 이어 제2의 태풍 오나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조직내 부패 척결에 이어 '트레이드 마크'인 품질 경영에도 고삐를 한층 조이고 있다.

삼성그룹 안팎에선 삼성테크윈 사태로 촉발된 조직 문화 재점검 분위기가 품질 문제로까지 번질지 긴장의 기색이 팽배하다.

삼성테크윈은 12일 산업용 공기압축기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이번 리콜은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 결과 일부 제품이 목표 효율에 미달하는데도 출시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상 제품은 2010년 이전 생산된 300여대.

어찌보면 단순한 리콜 결정이지만, 그룹 안팎에선 이번 리콜을 바라보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최근 삼성그룹에서 거세게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쇄신 작업의 단초를 제공한 것이 바로 이번 삼성테크윈 경영진단이었기 때문이다.

애초 임직원 개인 비리 문제로만 알려졌던 것과 달리 감사의 주요 내용이 제품의 품질상 하자였던 것으로 드러나며, 품질 문제에 있어 그룹 차원의 '모럴 해저드'를 다잡는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게다가 그룹 내부에선 이 회장이 1993년 '신경영'을 선언했던 계기 역시 '불량 세탁기' 문제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이 직원들이 세탁기를 만들면서 금형 불량으로 접촉면이 맞지않자 칼로 플라스틱을 긁어내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우연히 시청하고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 모두 바꾸자"는 신경영을 선언했듯, 이번 공기압축기 리콜 사태도 제2의 신경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이 회장은 '신경영' 선언 이후 통화 품질이 불량한 휴대전화 15만대를 화형식으로 불태우는 등 "품질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이 때문에 개인의 부정.부패를 넘어서 제조업의 핵심 가치인 제품의 품질 자체를 문제삼는 상황이 온다면, 쇄신의 강도가 이제까지 일부 임직원 사임 및 감사 기능 강화 등에 머물지 않는 전면적인 수준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93년 신경영 선언 직후 불량이 발견되면 누구라도 전 생산 공정을 중단시키는 '라인스톱제'를 도입했던 것과 같이 전면적인 품질 관리 체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는 셈이다.

한 관계자는 "회장께서 '품질에 대해 한 치의 양보도 없다'고 하셨는데, 삼성테크윈 문제는 이 같은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고객을 속이는 행위가 감사 과정에서 적발된 것이고 여기에 개인의 비리 문제까지 맞물려, 현재의 일련의 쇄신을 촉발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경영 선언의 계기가 된 것이 '불량 세탁기' 문제였듯, 이번 사태가 그룹 전체적으로 품질 문제를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지침은 아직 없지만 품질 문제가 부각될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결국 삼성테크윈 사태 이면에 단순한 부정이 문제가 아니라 품질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며 "이번 리콜은 단순히 한 계열사의 리콜로 볼 일이 아니라, 그룹 전반에 걸쳐 품질 문제를 재고하는 한 시발점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kyunghee@yna.co.kr

by 아름다운 사람 2011. 7. 12. 1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