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기술의 힘… 해양플랜트·드릴십 등 싹쓸이 '수주 풍년'
■ "Again 2007" 조선업계 화려한 부활
특수선박 집중 발주, 시장 흐름 적극 대응… 전세계 수주물량중 53.3% 한국업체 몫
후판값 급등·환율 등 부정적 여건도 상존 "안심은 일러" 지적도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로열더치셸과 하부구조 계약에 성공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ㆍ저장ㆍ하역설비(LNG-FPSO)의 전체 건조금액을 최근 30억2,000만달러로 확정했다. 부유식 해양설비로는 사상 최고가다. 이 설비는 해상에서 LNG를 생산해 저장한 뒤 LNG운반선에 옮겨 실을 수 있는 특수선박이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연간 수주목표(115억달러)를 반년 만에 초과 달성한 데는 이 설비 수주가 큰 몫을 했다.

이처럼 원유ㆍLNG 등을 개발하는 해양플랜트와 드릴십, LNG운반선,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가 이어지며 국내 조선업계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한 선박은 곡물ㆍ석탄 등을 운송하는 벌크선과 유조선ㆍ컨테이너선 등 일반 상선이 주를 이뤘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수주한 선박 77척 가운데 66척이 이들 일반 상선이었다. 특히 벌크선과 유조선 등은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지 않아 저가 공세에 나선 중국 조선업체들이 상당수 물량을 수주해갔다.


하지만 올해 들어 고유가가 지속된데다 일본 원전 사태마저 발생하자 세계 선박 발주시장에 변화가 일었다. 고유가로 심해 유전 개발이 활기를 띠면서 석유시추선인 드릴십과 부유식 원유생산ㆍ저장ㆍ하역설비(FPSO) 등 해양플랜트 발주가 속속 시작된 것. 또 일본 원전 사태 여파로 대체에너지인 L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LNG선 발주도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시장변화에 국내 조선업체들은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장점을 앞세워 특수선박과 해양플랜트를 싹쓸이하며 제2의 전성기를 구사하는 발판을 만든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드릴십과 LNG선 등 특수선을 25척 수주했으며 FPSO 등 해양플랜트도 3척을 따냈다. 현대중공업도 올 상반기에만 드릴십 9척, LNG선 4척, 부유식 LNG 저장ㆍ재기화설비(LNG FSRU) 2척, FPSO 1척 등을 수주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도 국내 조선업체의 수주 대박에 기여했다. 세계 주요 선사들은 많은 양을 실어 나를 수 있으면서도 연비가 뛰어난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늘리고 있는 추세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AP 몰러-머스크에서 1만8,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약 4조원에 수주하기도 했다.

이처럼 드릴십, LNG선, 해양플랜트, 대형 컨테이너선 등을 집중적으로 수주하며 국내 조선업계는 중국 조선업체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선박 신규 수주량 세계 1위 자리도 다시 찾았다. 조선ㆍ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 및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조선업계의 선박 신규 수주량은 모두 892만3,397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로 전세계 조선사 수주물량의 53.3%에 달했다.

조선업계는 올 하반기에도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수주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한국'이라는 등식을 계속 만들어가며 세계 조선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입지를 확고히 굳힌다는 전략이다. 삼성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드릴십과 LNG선 등 특수선 위주로 수주에 나설 계획"이라며 "특히 올해 연간 수주목표를 이미 초과 달성하며 3년 정도의 일감을 확보한 만큼 고부가가치선 위주로 선별 수주에 나설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주목표의 78%를 달성한 현대중공업도 하반기 LNG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에 집중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도 고부가가치선을 위주로 한 수주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의 한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는 FPSO 등 해양 분야 고부가가치선과 LNG선, 대형 컨테이너선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조선업계의 수주 대박에도 불구하고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수주한 선박의 척당 선가가 높아졌다고는 해도 지난 2007~2008년 호황기의 수준은 아직 회복하지 못한데다 후판가 급등과 환율하락 등 부정적 여건 속에서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4월 조선용 후판 가격을 95만원에서 111만원으로 16만원(16.8%) 인상한 바 있다.


"Again, 2007" 조선업계 화려한 부활
올 147척·367억弗 수주… 고부가 선박 집중 '대박'
사상최대 호황기에 버금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국내 조선업계가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수주한 선박의 양은 물론 질적인 측면에서도 놀라운 모습을 보이면서 앞으로도 수주대박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ㆍ현대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업계 '빅3'는 올 들어 7월 현재까지 총 147척, 367억달러어치의 선박을 신규 수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수주 척수는 27%, 수주금액은 177%나 증가했다.

수주한 선박의 양도 양이지만 질적인 측면은 더욱 좋아졌다. 올 들어 수주한 선박의 척당 선가가 지난해의 두 배 가까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이 올 들어 수주한 선박의 척당 선가는 평균 3억900만달러로 지난해 척당 평균 가격인 1억2,600만달러보다 두 배 이상 뛰었다. 현대중공업이 올해 수주한 선박의 척당 평균 가격도 2억1,700만달러로 지난해(1억3,500만달러)에 비해 61% 증가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척당 평균 수주금액도 2억4,300만달러로 지난해(1억3,000만달러)보다 87%나 높아졌다.

척당 선가가 이처럼 높아진 데는 벌크선과 유조선 등 저부가가치 선박을 주로 수주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 들어 드릴십과 액화천연가스(LNG)선, 대형 컨테이너선,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집중적으로 수주한 것이 밑받침됐다. 올해가 수주규모나 부가가치 측면에서 사상 최고의 호황기였던 2007년에 버금간다는 평가다.

삼성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올해 고유가와 일본 원전사태 등으로 드릴십ㆍLNG선ㆍ해양플랜트 등의 발주가 늘어난데다 일반상선도 연비가 높고 친환경적인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척당 선가가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올 들어 총 142억달러어치의 선박을 수주하며 연간 수주목표인 115억달러를 이미 초과 달성했다.

조선업계의 부활을 이끈 드릴십ㆍLNG선ㆍ해양플랜트 등은 국내 조선업체들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수주대박 행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by 아름다운 사람 2011. 7. 13. 21:53